기말이 끝나면 연례행사가 시작됩니다. "교수님, 제 점수가 왜 이런지 알 수 있을까요?" 메일이 한 통씩 도착하고, 저는 엑셀을 열어 그 학생의 행을 찾고, 항목별 점수를 복사해 답장을 씁니다. 학생 입장에서도 답답한 일입니다. 자기가 어디서 몇 점을 잃었는지, 지금 등수가 어디쯤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최종 등급만 통보받으니까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엑셀 성적표를 넣으면 성적 조회 사이트가 통째로 생성되는 도구입니다.

무엇이 만들어지나

생성된 사이트에서 학생은 학번과 전화번호 뒤 4자리로 본인 인증을 하고 들어옵니다. 화면에는 네 가지가 보입니다.

  • 영역별 점수 — 출석·과제·중간·기말이 각각 몇 점인지
  • 본인 등수 — 전체 수강생 중 현재 위치
  • 평균 대비 위치 — 각 영역에서 평균보다 높은지 낮은지
  • 최종 등급 산출 기준 — 어떤 규칙으로 등급이 갈렸는지

교수가 하는 일은 학기 내내 관리하던 성적 엑셀 파일을 도구에 넣는 것뿐입니다. 사이트 생성과 배포(Netlify)까지 자동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에게는 링크 하나만 공지하면 됩니다.

개인정보는 이렇게 다뤘습니다

성적은 민감 정보라서 세 가지 장치를 넣었습니다.

첫째, 이중 인증. 학번만으로는 못 들어옵니다. 학번 + 본인 전화번호 뒤 4자리가 맞아야 본인 성적만 보입니다. 다른 학생의 성적은 구조적으로 조회할 수 없습니다.

둘째, 14일 자동 삭제. 조회 기간이 끝나면 사이트가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예약을 걸어 둡니다. 성적 데이터가 웹에 무기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셋째, 최소 노출. 화면에는 본인 점수와 통계적 위치만 나옵니다. 다른 학생의 이름·학번·점수는 어떤 화면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큰 변화는 메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남은 메일의 질이 달라진 것입니다.

전에는 "왜 이래요?"라는 막연한 문의였다면, 지금은 "과제 3번 점수가 제 기록과 다른 것 같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이의신청이 옵니다. 학생이 자기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고 오기 때문입니다. 확인 과정이 투명해지니 결과에 대한 수용도도 함께 올라갑니다. 성적 공시가 '통보'에서 '조회'로 바뀐 셈입니다.

교수 쪽 비용은 학기당 몇 분입니다. 엑셀은 어차피 학기 내내 관리하던 파일이고, 나머지는 도구가 합니다.

직접 써보고 싶다면

이 도구는 코드를 공개해 둘 예정입니다. 엑셀 양식 예시와 설정 방법을 포함해 정리 중이며, 공개되면 이 글에 저장소 링크를 덧붙이겠습니다. 먼저 받아보고 싶으시면 뉴스레터 「강의실의 AI」를 구독해 두세요 — 공개 소식과 함께 강의실 자동화 사례를 매주 하나씩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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