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동향 분석에서 자주 놓치는 질문이 있다. "이 분야가 지금 무엇을 다루는가"는 답하기 쉽지만, "이 분야의 관심이 어떻게 이동해 왔는가"는 스냅샷 하나로는 답할 수 없다. 상담심리학 분야 논문을 준비하던 의뢰인이 애착외상·아동기 외상 연구의 흐름을 정량적으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무엇을 분석했나

KCI 등재 논문 280편(2003~2025년)의 초록·키워드·서지 정보를 대상으로 내용분석과 텍스트마이닝을 결합했다. 분석은 세 단계로 진행했다.

첫째, 내용분석으로 연도별 발행 추이, 게재지 분포, 저자키워드 빈도, 상위 피인용 논문을 정리했다. 둘째, 전체 기간을 5개 시기로 구분하고 시기별 키워드 동시출현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결·근접·매개·위세중심성 4종을 산출, 시기마다 담론의 중심 키워드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추적했다. 셋째, DTM(Dynamic Topic Model, gensim LdaSeqModel)으로 토픽 수 K=3~10 범위의 Coherence Score를 탐색해 최적 모델(K=5)을 확정하고, 각 토픽의 키워드 구성과 비중이 20여 년에 걸쳐 어떻게 진화했는지 분석했다.

전처리 단계에서는 상담심리학 전문 복합명사 사전을 직접 구축해 우선 매칭하고, 수집 키워드·학술 일반어·저빈도어를 3단계 기준으로 제거해 최종 497개 고유 키워드를 확정했다.

무엇이 나왔나

첫째, 시기별 네트워크는 "무엇이 뜬다"가 아니라 "어디서 어디로 이동한다"를 보여준다. 5개 시기 각각의 키워드 동시출현 네트워크에 연결·근접·매개·위세중심성 4종을 산출하면, 특정 시기에 매개중심성이 높았던 키워드가 다음 시기에 연결중심성으로 옮겨가는 식의 구조 변화를 잡을 수 있다. 빈도 상위 키워드만 나열해서는 보이지 않는 그림이다.

둘째, DTM은 LDA가 못 보는 걸 본다. LDA가 전체 기간의 토픽을 하나의 고정된 스냅샷으로 보여준다면, DTM은 같은 토픽 안에서 키워드 가중치가 시기별로 오르내리는 궤적까지 추적한다. 특정 토픽에서 초기에 높던 키워드가 최근 시기에 다른 키워드로 교체되는 흐름을 수치로 제시할 수 있어, "연구 주제가 어떻게 변해 왔는가"라는 동향 연구의 핵심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셋째, 497개로 정제된 키워드는 정제 과정 자체가 방어 근거다. 전문 복합명사 사전으로 먼저 매칭한 뒤 3단계 기준으로 걸러낸 결과이므로, "이 키워드 세트가 왜 이렇게 구성됐는가"라는 질문에 사전 구축 근거와 제거 기준을 그대로 제시할 수 있다.

심사위원이라면 여기를 본다

동향 분석은 특히 "이 숫자가 왜 이렇게 나왔는가"를 집요하게 검증받는다. 이 작업에서 준비한 세 가지다.

포인트 1 — 불용어 판단 근거를 명시. 특정 키워드의 문서 출현율 같은 판단 근거를 보고서에 그대로 남겨, "왜 이 단어를 제거/유지했는가"라는 질문에 바로 방어할 수 있게 했다.

포인트 2 — 토픽 수 K의 근거. K=5는 감으로 정한 값이 아니다. K=3~10 범위의 Coherence 곡선을 그림과 수치로 함께 제시해 연구자의 자의적 선택이 아님을 입증하는 구조로 작성했다.

포인트 3 — 논문 챕터에 바로 붙는 산출물. 연구방법·연구결과 챕터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서술과 표·그림을 갖춘 형태로 정리했고, 모든 수치는 분석 데이터와 1:1로 대조 검증했다.

마치며

연구동향 분석의 값은 "지금 뭐가 있나"를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네트워크와 DTM을 겹쳐 "어떻게 이동해 왔는가"를 수치로 특정하는 데 있다.

비슷한 연구동향·선행연구 분석이 필요하다면 텍스트마이닝 분석 페이지에서 진행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 설계 노하우는 뉴스레터 「강의실의 AI」 구독 시 받아볼 수 있다.